선교지에서 온 편지

K국 Y 선교사

  • 관리자 (holy)
  • 2019-04-19 1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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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

 

사랑하는 교회와 그리운 지체들의 모습을 오늘도 기도 가운데 만나며, 은총의 또 한 해를 돌아봅니다.

여러분들의 기도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을지, 지난 3년 6개월 동안 힘껏 기도하고 격려하며 동역해 주셨음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우리 교회와 성도들이 하나님과 세상의 다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과 헌신으로 선교 사명을 감당하고 있음을 잘 알기에,

멀고 먼 남미 사회주의 국가 K국에서의 복음의 열매들이 주님과 교회에 특별한 기쁨이기를 원합니다.

지난 봄 고국을 방문해 완공된 대성전에서 예배드릴 때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려웠던 시기를 이겨내는 것을 넘어 우리에게 이토록 선교의 지경을 넓혀주신 하나님께서,

순종하며 달려온 우리 불꽃교회와 성도들에게 큰 복을 주시고 주님 오실 그 날까지 열방을 품을 축복의 통로로 쓰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선교지 K국는 저를 파송해 주신 2014년 6월 이후 그 해 12월, 53년 만에 미국과의 재 수교가 발표되는 중요한 시점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2015년 두 번의 교황 방문, 2016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방문, K국의 경제적, 정치적 변화와 개방의 조짐이 크고 작은 뉴스로 다루어졌습니다.

그러나 60년을 끌어온 사회주의 체제의 벽은 의외로 강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무역 협상 과정에서의 갈등은 결국 대 미국 관계를 수교 재개 이전 상황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최근의 이러한 격변의 상황 속에서도 많은 이들은 이미 닥친 개방의 물결을 막을 수는 없다고 보고,

향후 중국과 북한의 동향과 선교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K국는 한때 중남미에서 미국과 견줄만한 부유한 나라였으나, 지금은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것은 1959년 혁명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선포한 이후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극심한 무역제재와 고립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1980-90년대 갑작스런 구소련 붕괴는 소련 의존도가 높았던 K국의 경제를 곤두박질치게 했고,

살기위해 국민의 30%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다를 건너 난민이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지금도 변변한 공장 하나 없이 해외로 망명한 가족들의 송금, 그리고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대로 남아있는

5백년 스페인 식민지의 정취와 값싼 향락을 즐기려고 몰려드는 유럽과 아시아 관광객들이 주 수입원이 되고 있습니다. 

1930-50년도에 만든 올드카들이 그 모습 그대로 마차와 자전거택시와 뒤섞여 시내를 가득 채우고,

간단한 생필품조차도 구하기 쉽지 않은 K국의 팍팍한 삶은 대한민국의 70년대를 생각나게 하지만, 정부의 통제 하에 아무도 내일을 기대하거나 계획할 수 없는 공산국가입니다.

 

이와 같이 암울한 나라, K국에 단 하나의 소망이 바로 복음이고, 교회입니다.

혁명 이후 약 30년간 철저한 폐쇄 속에서 예배당을 뺏기고 차별과 망명, 갈등 가운데에서도 결국 소수의 성도들은 교회를 지켜냈고, 핍박을 이겨내며 정금과 같이 단련되었습니다.

가난한 중에도 진정한 감사를 알고 모든 것을 드리고도 나눌 줄 아는 영적 부요함을 갖게 되었습니다.

공산당원도 종교를 가질 수 있다는 종교자유법이 통과된 지 20년 여, 이제 K국의 기독교는 해를 거듭하며 부흥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무상 교육혜택으로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은 K국인들 가운데,

복음을 받아들인 기독교인들을 성경 공부와 모든 교육에 철저하고 성실히 임하면서 말씀 중심의 건강한 리더로 성장했습니다.

이처럼 준비된 대다수 전문인 출신의 리더들은 K국 전역으로 파송되며 또 다른 가정교회를 개척하는 선교사로서,

고난 속에서도 빛과 소금과 같은 섬김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한국도 할 수 없는 최전방 선교와 북한 선교까지 하나님께서 마지막 때에 자신들에게 맡기셨다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는 K국의 성도들을 보면서,

저는 이곳에서 복음의 빚을 갚을 수 있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이 같은 선교지 K국에서 올 한 해도 저는 K국교회를 소개하고, 단기선교팀 사역을 통해 K국 가정교회(셀교회)를 섬기고 배우는 일에 힘썼습니다.

30여년의 암흑기를 믿음으로 통과한 K국교회들이 성장하게 된 것은 이제 20년 남짓 된 일입니다.

성경 출판이 불가하여 해외 교회들의 후원을 받고 있기에 아직도 성경 없이 설교를 메모하고 성경구절을 암송하며 공부하는 성도들을 만납니다.

바로 이들이 겨우 5-6%의 개신교 인구로서, K국 전역에 거룩한 영향력을 미치며 ‘K para Cristo! K국을 그리스도께로!’ 라는 K국 개신교회의 표어를 성취해 가고 있습니다.

혁명 이후 일체의 교회 건축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K국의 대부분 가정교회(Casa Culto)들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또 다른 가정교회 개척과 전도, 제자훈련을 통해 K국교회의 실질적 부흥을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장을 올 한 해 20여 방문 팀에게 소개하고, 또한 정성껏 섬기고 도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정식으로 종교비자를 받고 K국 가정교회를 방문하여 섬길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단기선교와 비전트립, 그리고 여러 동역자들의 방문과 만남은 K국을 더욱 구체적으로 알고 선교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내년에도 K국 교회를 보고 배우고 섬기는 사역에 참여하는 교회들을 힘껏 섬기고자 합니다.

 

그리고 K국 가정교회 목회자와 리더를 위한 신학교 사역에 협력하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K국에는 불과 서 너 군데의 교단 신학교가 적은 인원만을 수용할 수 있을 뿐이고,

가장 큰 부흥과 성장을 거듭하는 작은 교단들은 신학교도 교육의 기회도 가질 수 없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가정교회 개척과 목회로의 부르심을 받은 리더들, 그리고 이미 목회 중인 K국목회자들을 바른 신학교육으로 세우고 재무장시키는 것은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입니다.

감사하게도 올 3월에 미주 교회가 후원하여 목회자와 가정교회 리더를 위한 신학교가 선교센터 옆에 건축되었고,

이 합숙신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며 더욱 깊은 영성과 주님의 마음을 배운 목회자로 다시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학생들과 교제하며 그들의 형편을 보다 세심히 살피면서, 가장 적절한 동역의 방법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남미국가의 수 백 년 식민지 역사로 인해 왜곡된 성 의식과 가정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올해도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결혼 학교, 청소년 리더 학교 등 하나님의 가정을 세우는 사역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70여 쌍의 가정교회 리더들이 새롭게 결혼 예식을 치렀고, 80여 청소년들이 순결서약에 참여했습니다.

내년에는 아픔 가운데 있는 미혼모들을 말씀 안에서 돕고 세우는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말씀이 수많은 깨어진 가정을 회복하고, 가정을 교회되게 하는 역사를 지속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또한 가장 중요한 말씀 사역을 위해 K국성서공회 인쇄소 설립, 성경 및 말씀묵상집 Tiempo de Biblia (Bible Time 스페인어 버전) 인쇄와 지원 방안이 구체화 되었습니다.

지체들의 기도로 K국 교회협의회 내 성서공회 인쇄소 설립 사역이 더디지만 꾸준히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허가와 건축 과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늦어 답답하고 때로는 화가 나지만, 이 또한 주님의 때에 이루실 줄 믿고 인내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년 중에는 K국에서 성경을 직접 인쇄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한국에서, 도미니카에서 그리고 최근까지는 K국 유일한 정부인쇄소를 통해 지원되었던 말씀묵상집 Tiempo de Biblia가 새로운 인쇄소에서 인쇄된다면,

그 자체가 가정교회의 귀한 교재가 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 뿐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교회와 가정에서 말씀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인쇄 전에 말씀묵상세미나를 통해 말씀묵상의 필요와 실천을 공유하고 함께 기도하며, K국 전역으로 퍼져나갈 하나님의 말씀 사역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특히 신학교 학생들의 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새벽예배와 말씀묵상의 움직임이 확산되도록 돕고,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교회들에 묵상집을 직접 배송 전달함으로써 말씀을 통한 생생한 변화와 간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K국 전역으로 성경과 묵상집을 전하며 격려하고 함께 기도하는 중에, 주께서 또 다른 귀한 만남과 사역의 방향 또한 인도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H 한인교회 창립 3주년을 감사드리며, 힘껏 한인예배 사역을 섬길 수 있었습니다.

만 2년 이상을 지냈던 하숙집을 떠나 작년 9월 선교센터로 입주하고도, 매 주일 한인들이 모여 예배드리며 중보하고 연합할 수 있었던 것에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한인교회는 제 숙소에서 단 3명이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K국에 거주하는 한인들과,

일제 식민지 때 멕시코를 거쳐 K국로 이주한 애니깽 노동자 한인 후손들도 함께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외모는 이미 K국인이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께 배운 간단한 한국말 단어와 고추장과 김치를 기억하고,

특히 선조에게서 받은 신앙의 유산을 굳게 지키고 있는 소중한 분들입니다.

그저 한국말이 듣고 싶고 그 한국말로 예배드리고 싶어 찾아온 한인 후손들을 섬기고, 흩어진 후손들이 예배의 자리로 모이게 돕는 것 역시 귀한 사역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H로 여행, 어학연수 등 K국에 잠시 머무는 한인들까지 약 20명 내외의 성도들이 함께 2개 언어로 찬양하고 예배드리는 은혜의 공동체입니다.

지난 10월에는 불꽃교회 대표로 처음 K국를 격려 방문해 주신 전용재 감독님과 허정원 사모님을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며 인사드렸습니다.

그동안 멀어서 어렵다고만 생각했었지만, 이제 곧 우리 불꽃교회 단기선교팀이 “H 한인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릴 날을 기대합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때를 따라 전도하고 양육하며 한 영혼 한 영혼을 세우고 훈련하면서, H에 세워진 한인교회의 모습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 가겠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롭게 결단하는 이 시간,

힘껏 선교하는 우리 불꽃교회와 성도님들 가정마다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큰 은총으로 함께해 주실 것을 확신하면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17년 12월 5일

B선교사, Y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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